[제320호] 이해관심사의 관점에서 바라본 소각장 증설 갈등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9.10.15 | 조회수: 767

 

 

 

                     [제320호] 2019년 10월 15


                발행인: 가상준  편집인: 김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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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쟁해결 칼럼


이해관심사의 관점에서 바라본 소각장 증설 갈등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관계자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래서 상당수의 사람들은 갈등이 예상되거나 갈등을 만났을 때, 피할 수만 있다면 갈등을 피하려고 한다. 그리고 사실 피하는 것이 때때로 최선의 방책인 경우도 있다. 중요하지 않은 갈등의 경우나, 현재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경우 등에는 갈등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갈등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한 갈등도 있다. 소각장 증설과 관련된 갈등도 그런 예로 보인다.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의 경우 통상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존에 소각장이 있었더라도 그것을 증설하거나 새로운 부지에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 쓰레기가 일단 발생하면, 이를 처리하는 주된 방법이 매립, 소각, 재활용의 세 가지라는 점을 감안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것도 있지만, 어떤 쓰레기들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면, 결국 매립 또는 소각은 반드시 직면할 수밖에 없는 선택지이다.


 문제는 이 두 가지를 위한 시설들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유해 가스가 발생할 것이 우려되어, 불쾌한 냄새가 날 것이 우려되어, 사람들이 싫어하는 시설이기에 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되어, 그 시설과 관련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반대 의견이 수렴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생각되어 등등.


 그렇다면 소각장 증설과 같이 시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을 지자체는 왜 하려고 하는 것일까. 지자체에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쓰레기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도시가 기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소각장 증설이 다른 방법들에 비해 예산상의 이익이 크고, 그래야 그 예산을 시민 복지 등에 쓸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곳에 쓰레기 처리장을 만드는 것은 그 지역 주민들이 반대할 것이 뻔해서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시 내의 다수의 사람들은 증설은 타당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등등.


 과연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대화로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을까? 협상학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으려면 둘 중의 한 조건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는 대립하는 양측이 타협할 수 있는 합의가능영역이 존재할 때이다. 둘째는 대립하는 양측이 모두 수용가능한 창의적 해법이 존재할 때이다. 그런데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이렇게 합의가능영역이 존재하는지 또는 창의적 해법이 존재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대화를 해 봐야 한다. 바꿔말하면, 대화로 갈등을 풀 수 있는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는 양측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진지하고 끈질기게 대화를 해봐야 한다는 것인데, 많은 경우 이런 상황은 너무나 이상적이다.


 누구라도 틀릴 수 있다는 말은 원칙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갈등의 상황에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갈등의 상황에서 우리는 항상 “나는 맞고 상대방은 틀리다”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난 현재 당신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100% 맞다는 것을 주장하지는 않겠다. 나는 대화가 만능이라고 믿지도 않는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대화를 해서 우리가 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나는 당신과 대화를 하고 싶다. 당신도 그런가?”


 <전형준 교수, samjeon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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