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7일에 실시된 재보궐선거를 통해 나타난 대표적 현상은 2030세대의 분노가 표출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보궐선거, 특히 서울과 부산의 보궐선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의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되었지만, 결과는 야당 후보들이 20~30%P 차이로 승리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물론 이러한 결과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선거 한 달여 전에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제기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라고 할 수 있다. LH의 일부 직원들이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인 광명·시흥 신도시 사업지역에 대규모의 토지를 투기성으로 매입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LH사태는 부동산값 급등으로 고조되고 있었던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을 가속화 시켰으며, 코로나19 방역으로 유지되고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호각지세를 펼치던 서울과 부산의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이 압승하는 결과로 끝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4.7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원인을 LH사태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말하면 LH사태는 임계점에 다다른 국민들의 불만, 특히 2030세대들의 분노가 폭발할 수 있도록 하는 불씨로 작용했을 따름이다. 즉 이미 그 기저에는 ‘젠더, 평등, 공정, 취업, 결혼, 육아, 주택구입’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둘러싸고 ‘MZ(밀레니얼 제너레이션)세대’라고 하는 2030세대들의 사회적 불만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2030세대들의 가장 대표적인 갈등 요인은 ‘젠더갈등’이다. 남녀 간의 성차별 갈등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젠더갈등은 과거에는 여성이 사회에서 겪고 있는 차별이 핵심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특히 이번 정부에서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오히려 2030세대 남성들이 역차별,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불만이 고조되면서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대학 입시, 취업 등에서 극심한 경쟁에 내몰린 것은 물론 육아와 주택문제 등으로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기된 ‘조국 사태,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 등 여러 불공정 이슈는 2030세대들에게 불만과 좌절을 안기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특히 ‘엄마찬스, 아빠찬스’는 나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이 곧 불공정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분노하지 않을 수 없게 했던 것이다. 이로 인하여 이들은 과거 386세대들과는 다른 정치의식을 갖게 되었으며, 이것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표심으로 표출되었고, 한국사회 갈등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제1 야당발 ‘청년 돌풍 현상’이 한국사회, 특히 정치권을 휘몰아치고 있다. ‘공정과 경쟁’이 자유민주주의의 근본가치라는 신임 당대표의 외침이 2030세대들의 민심에 작용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개인의 자유(경쟁)와 사회 구성원 간의 평등(공정)이라는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에 기반하여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2030세대의 분노와 사회갈등을 완화시키기 위해 자유와 평등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