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임재형 교수 2022년 3월 9일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국민의당 등 주요 정당들의 후보가 결정됨으로써 대선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여러 전문가들은 물론 대통령 후보들도 이번 제20대 대선에 담아야 할 시대정신(Zeitgeist)으로서 ‘공정’을 가장 많이 거론하고 있다. 이는 역으로 말하면 한국사회 각 영역에서 불공정이 횡행해 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대변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사회 곳곳에는 재벌중심의 차별적 경제발전전략, 지역주의, 학벌주의, 성차별 등 구시대의 부정적 유산으로 인한 불공정, 불평등이 우리의 미래를 가로막고 있다. 이로 인해 특히 20-30이라고 불리우는 청년세대들은 전 세계를 강타한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빗대어 “지금 현실보다 차라리 ‘오징어게임’이 더 평등한 것 같다”며 대선 후보들의 자질로 ‘공정’과 ‘평등’을 우선순위로 꼽고 있다. 한국사회의 불공정은 부동산 가격의 폭등, 청년세대들의 극심한 취업난, 이로 인한 결혼 기피와 저출생을 확산시키고 있으며, 이에 더하여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생활고를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국사회 갈등의 모습으로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시대정신을 요약하면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한국전쟁 이후에는 새로운 국가건설, 6-80년대는 ‘잘살아보세’로 상징되는 경제발전,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민주주의,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복지국가 건설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시대정신을 토대로 한 발전과정에서 불공정과 불평등이 확산되면서 온갖 사회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미래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청년세대들로부터 이러한 불공정과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 국가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여러 가지가 언급되고 있지만, 국가가 처해 있는 어려움을 타개하고 미래 발전을 추구하기 위한 ‘지혜(wisdom)’도 그 중 하나로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어려운 문제는 무엇인가? 바로 불공정과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정하고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모으고 이 과정에서 부딪히는 기득권의 저항을 타개해 나가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것이 제20대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되는 ‘갈등해결의 정치’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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