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7호]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사회갈등을 부추긴다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2.10.28 | 조회수: 207

 

 

                     [제357호] 2022년 10월 30

 

                발행인: 가상준  편집인: 임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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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쟁해결 칼럼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사회갈등을 부추긴다

임재형 교수(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또다시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지난 1015일 경기도 평택시에 소재하고 있는 SPC 파리바게뜨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사망한 여성 근로자가 홀로 어머니와 동생을 부양하는 가장으로서 빵집을 차리는 것이 꿈인 사회 초년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시민을 분노케 한 것은 이번 사고 발생 이전부터 SPC 계열 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꾸준하게 사회문제로 지적됐음에도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 불법파견 문제와 관련하여 5,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노동부의 시정지시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번 사망사고 이전에도 다수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의 이러한 후진국형 산업재해는 비단 이 회사뿐만이 아니다. 평택 파리바게뜨 제빵공장에서 산업재해로 인하여 사망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3일 뒤인 1018일에는 경남 밀양시에 소재하고 있는 한국화이바 2공장에서 방수업체 20대 노동자가 바닥으로 추락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더하여 1019일에는 경남 거제의 옥포 조선 사내 도로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지게차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한편, 고용노동부의 20223월 발표에 따르면 2017964, 2018971, 2019855, 2020882, 2021828명 등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재해 유형별로는 떨어짐 351(42.4%), 끼임 95(11.5%) 등 대부분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로 예방 가능한 사고가 전체의 53.9%를 차지하는 등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의 산업현장에서 여전히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노동자들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는 그것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가정이 붕괴하고 노사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시민들의 기업에 대한 불신을 야기시켜 불매운동 등 사회갈등을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노동자들의 권리증진보다는 이윤 극대화를 위한 기업과 자본가들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만연하자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로 상징되는 시민들의 저항이 비단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서도 발생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와 기업은 본질적으로 적대관계일 수 없다. 기업은 노동자들의 노동력으로 자본을 축적할 수 있으며, 노동자는 기업이 제공하는 일자리로 인하여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업은 노동자의 삶의 터전인 시민사회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생산하고 기부금을 제공하는 등 시민사회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물적 토대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시민들은 기업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신뢰와 지지를 보내야 하며, 기업들은 시민들의 꾸준한 신뢰와 지지 속에 안정적인 부를 창출하기 위해 노동 친화적인기업경영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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