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1호] 주장에 대한 관심을 넘어 사실에 대한 관심으로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0.06.01 | 조회수: 775

 

 

 

                     [제331호] 2020년 5월 31


                발행인: 가상준  편집인: 전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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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쟁해결 칼럼


주장에 대한 관심을 넘어 사실에 대한 관심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매우 높다. 한 포털 사이트의 검색량을 기준으로 보면 코로나또는 코로나19”라는 단어는 타 단어들에 비해 검색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사회의 관심이 이렇게 크자 미디어도 따라갔다. 많은 프로그램에서 코로나19에 대해 다루고, 나아가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앞으로 가져올 변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언론학에서는 미디어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사실 그 영향은 작은 파도이고, 진정 큰 파도는 사람들이 미디어에 끼치는 영향일 수도 있다.

 

갈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필자가 오랜 기간 연구하면서 발견한 것은 사람들의 여러 가지 문제들이 충분한 소통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 간에 특히 소통 문제가 심한데, 각자 자신의 관점에서 상대를 설득하려고 하지, 자신의 관점에 혹시 오류가 있는지는 그다지 관심사가 아니다. , 갈등 상황에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믿으며, 상대는 틀렸다고 믿는다. 일단 이렇게 믿고 나면, 객관적 사실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게 마련이다.

 

언론 역시 비슷하다. 취재원들은 자신들의 관점에서 자신들이 보고 들은 것에 근거해서 자신들이 사실이라고 믿는 것을 주장한다. 이들이 말한 것은 객관적으로 보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언론이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이 사람의 말을 발언한 그대로 기사화하는 것, 둘째 이 사람의 말을 기사에 포함시키면서, 이 사람과 다른 주장을 펼치는 사람의 말을 대비시키는 것, 셋째 이 사람의 말을 기사에 포함시키지만 이 사람을 부각시키기보다는, 문제에 주목하여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근거자료를 보완해 그 내용을 풍부하게 기사에 담는 것이다.

 

상당수의 언론 보도를 보면, 첫째와 둘째에 머물면서 만족한 듯 보인다. 취재원이 1인인 경우도 드물지 않으며, 취재원이 2~3인 정도면 준수한 편에 속한다.

 

물론 이유가 있을 것이다. 치열한 취재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신속 보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기자의 역할은 양측의 주장을 제시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보도도 당연히 필요하다. 누가 어떤 말을 했고, 또 다른 사람은 어떤 다른 말을 했다는 것을 충실히 옮기는 것도 기사로서 가치를 가질 때가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런 기사들이 많고 넘치는 데 비해, 그런 주장들 너머에 있는 사실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기사가 충분치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장이 아닌 객관적 사실에 가까운 내용을 담은 기사가 고플 때가 있다. 이는 우리 모두가 인정하는 인간의 불완전성에 기반한 것이다. 어떤 취재원이라도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따라서 객관적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을 파악해야 하고, 다양한 자료를 검토해 봐야 한다.

 

어떤 한 기사에 있어서 취재원의 수가 10명을 넘어가는 것은, 우리 언론에서 탐사보도인 경우에 극히 예외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듯 하다. 보다 많은 기사에서 이런 수준높은 접근을 하게 하려면, 누가 움직여야 할까? 언론이 코로나에 관심을 갖도록 한 것이 시민들의 관심이었던 것처럼, 언론의 수준이 더 높아지게 하는 것도 시민들의 관심으로 될 수 있지 않을까.

 

참고: 저자의 중부일보(2020513) 칼럼에 게재한 바 있는 내용임

 

전형준 교수(samjeon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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