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1호] 분쟁해결 칼럼: 공공갈등관리는 어디까지 확장되어야 하는가?: 학교갈등, 층간소음 그리고 개인갈등이 사회문제가 되는 순간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6.06.30 | 조회수: 18

 

 

                     [제401호] 2026년 06월 30

 

                발행인: 가상준  편집인: 임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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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쟁해결 칼럼


공공갈등관리는 어디까지 확장되어야 하는가?: 

학교갈등, 층간소음 그리고 개인갈등이 사회문제가 되는 순간

 

김강민 교수(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우리는 흔히 공공갈등이라고 하면 무엇을 떠올릴까? 신공항 건설, 쓰레기 소각장 입지선정, 군사시설 이전, 재개발 사업과 같은 정부 정책이나 공공사업을 생각한다. 실제로 공공갈등은 정부의 정책이나 사업을 둘러싸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충돌하는 현상으로 정의되어 왔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학교에서 발생하는 학부모와 교사의 갈등, 이웃 간 층간소음 갈등, 반복적이고 공격적인 민원은 공공갈등의 범주에 포함되기 어렵다. 당사자도 소수이고 정부 정책을 둘러싼 갈등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양상을 살펴보면 이러한 구분이 여전히 유효한지 의문이 든다. 층간소음은 대표적인 사례다. 층간소음은 본래 개인 간 갈등으로 인식되었다. 위층과 아래층 주민 사이의 문제였고 당사자들끼리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층간소음은 폭행과 보복, 심지어 살인사건으로까지 이어졌고 정부는 상담센터와 분쟁조정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만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학교갈등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발생한 문제를 학교 내부의 문제로 이해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육활동 침해, 교사의 정신적 소진, 극단적 선택 등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확산되고 있다. 특정 학교에서 시작된 갈등이 교육청 민원, 언론 보도, 입법 논의로 이어지면서 국가적 의제로 발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악성민원 역시 비슷하다. 한 명의 민원인과 한 명의 공무원 사이의 갈등으로 시작되지만, 반복적인 민원 제기와 폭언, 협박, 온라인 공격은 결국 조직 전체의 대응 비용을 증가시키고 공공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킨다. 실제로 공무원의 소진과 이직, 정신건강 악화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취급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례들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공공갈등은 정부 정책이나 공공사업과 관련된 갈등만을 의미하는가? 전통적인 공공갈등의 정의는 갈등의 발생 원인에 주목하였다. 정부 정책이 있는가, 공공사업이 있는가,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가가 중요한 기준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갈등은 발생 원인보다 결과와 영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비록 소수의 개인 간 갈등으로 시작되었더라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공공서비스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공동체 구성원의 안전과 신뢰를 훼손한다면 이는 더 이상 사적인 영역에 머무르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디지털 환경의 발전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학교 안에서 끝났을 문제가 이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전국적인 논쟁으로 확대된다. 개인 간 갈등과 공적 영역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개인 간 갈등을 공공갈등으로 보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공공갈등의 개념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갈등관리의 적용 범위를 재검토하는 것이다. 갈등의 원인이 공공사업인지 개인 간 관계인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 갈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사회적 피해를 확산시키며,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면 공공의 차원에서 예방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공공갈등관리의 미래는 대규모 국책사업에만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다. 학교갈등, 층간소음, 악성민원과 같이 일상 속에서 발생하지만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갈등을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할 것인가가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 공공갈등인가?”가 아닐지 모른다. 오히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이 갈등을 개인에게만 맡겨 두어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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