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5호] 분쟁해결 칼럼: 공공갈등관리시스템 개선의 3가지 길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5.12.30 | 조회수: 34

 

                     [제395호] 2025년 12월 30

 

                발행인: 가상준  편집인: 임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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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쟁해결 칼럼


공공갈등관리시스템 개선의 3가지 길

 

김학린 교수(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한국 사회를 갈등 공화국이라고 말하는 이가 많다. 거리에서 집회 시위가 하루가 멀다하고 이루어지고 있고, 갈등으로부터 비롯된 현수막 또한 공해라고 말할 정도로 무수히 걸려있는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갈등이 한국 사회에서 일종의 문화라고 말할 정도로 일상화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정부를 상대로 한 공공 갈등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더더욱 심각한 상황이라 할 것이다. 이처럼 갈등이 만연한 작금의 상황은 한국 사회가 성숙한 민주주의로 진입하는데 있어 결정적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갈등보다는 협력이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러한 사태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갈등 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갈등관리 시스템 특히, 공공 갈등 관리시스템의 점검과 개선을 위한 남다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갈등 공화국이라는 말은 곧 국가적 수준의 갈등관리 시스템이 잘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국가적 수준에서의 갈등관리 시스템은 크게 3가지 차원에서 점검되고 개선되어야 한다. 


  첫째, 법제도적 수준에서의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공공갈등관리를 규율하는 최고의 법령은 2007년도에 제정된 대통령령인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이다. 그러나 이는 태생적으로 법적 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제정된 것이라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2007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법률 제정을 위한 입법적 시도가 있어 왔으나, 오늘날까지도 법률 제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김문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갈등관리 및 공론화에 관한 법률안)이 상정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법률 제정에 대한 전망은 높다고 할 수 없다. 하루빨리 갈등관리 기본법이 제정되어 효과적인 공공갈등관리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만들어져야 한다. 


  둘째, 이미 분야별로 구축된 갈등조정기구의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 국민권익위원회, 노동위원회, 환경분쟁조정위원회,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공정거래조정원, 의료분쟁조정원, 사학분쟁조정위원회 등 30개가 넘는 행정형 ADR 기구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 부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내고 있거나 존재 자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활동에 그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러한 성적표가 나오는 이유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겠으나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갈등조정기구들의 위상과 역할을 시대의 변화에 맞게 수정 보완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시대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송전탑 건설과 관련된 갈등이 빈도나 강도 면에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갈등을 전면적으로 조정할 ADR 기구는 현재로서는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특정 지역의 송전탑 건설 갈등의 경우 곧바로 법적 판단에 의탁하는 사태로 비화되기로 하였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기존의 갈등조정기구의 위상과 역할을 재조정한다면 국가적 차원의 갈등 조정 역량은 배가될 것이고, 이는 갈등관리시스템이 선순환적으로 작동되는데 있어 촉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셋째, 갈등관리시스템은 궁극적으로 시스템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구나 사람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해야 비로소 잘 작동될 수 있는바, 갈등관리 역량의 효율적 배치와 활용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 수준에서 갈등관리 콘트롤 타워가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새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에 공공갈등조정비서관을 신설하고 운영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 신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국가적 수준에서의 갈등관리 3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대통합위원회-국가권익위원회-국무조정실 간의 유기적 협력과 역할 분담이 보다 효율적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민간 영역의 분산된 갈등관리 역량을 보다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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