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7호] 공평, 공정 그리고 갈등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1.02.04 | 조회수: 165

 

 

 

                     [제337호] 2021년 1월 31


                발행인: 가상준  편집인: 전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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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쟁해결 칼럼


공평, 공정 그리고 갈등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언어가 필요하다. 일상 생활은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언어는 모두 잘 알고 있다. 문제는 가끔 발생하지만 중요한 상황에 필요한 언어이다.

 

공평과 공정의 차이, 코로나19 시대에 이 두 단어의 중요성은 매우 커진 것 같다. 공평과 공정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 국어사전은 명쾌한 해답을 주고 있지는 못하다. 국어 사전에 따르면 공평은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대하는 것이고, 공정은 공평하고 올바르게 대하는 것이란다. 부족하다.

 

최근 한 강연에서 김경일 교수가 그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을 보면서 상황이 훨씬 명확하게 이해됐다. 그는 빵을 분배하는 것을 예로 들었는데, 공평은 다섯 명의 아이에게 빵을 같은 개수만큼 나눠주는 것이라 표현했고, 공정은 다섯 명의 아이 중에서 오늘 일을 좀 더 많이 한 어느 한 명에게 좀 더 많이 주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나아가 그는 협동과 경쟁이라는 두 가지 상황에 있어서, 공평과 공정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심리학 연구를 소개했다. 상황에 따라 공평과 공정이 필요한 경우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동을 위해서는 공평한 배분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과 "선의의 경쟁을 위해서는 공정한 조건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다양한 갈등이 발생하는 현장에서 활동하고, 그러한 현상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종종 갈등 현장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확신에 차 이야기하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 예를 들어 배분에 대한 갈등이라면, 한 쪽은 "공평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다른 한 쪽은 "공정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만약 어느 한 쪽의 말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라면, 둘 중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할 것인가?

 

예를 들어 어느 작은 마을에 공동기금이 생겼다면, 이 기금의 수익을 미래를 포함해 이 마을에 주소지가 있는 모든 사람에게 고르게 배분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이 기금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한 현재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한정해 배분하고, 그 후 마을에 이사 온 사람에게는 배분하지 않는 것이 옳은가?

 

이것을 옳고 그름의 문제로 접근하면, 서로 자신들이 옳고 상대방은 그르다며 충돌하게 된다. 위의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면, 사실 이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된다. 그 작은 마을이 협동을 원하는지, 선의의 경쟁을 원하는지에 따라 정답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공평을 주장한 측에서는 새로 이사오는 사람에게도 기금의 수익을 배분함으로써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마을에 지속가능해 진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반면 공정을 주장한 측에서는 마을의 노인들이 그동안 기금 마련을 위해 고생하셨기 때문에 그분들의 노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공평한 마을을 원하는지, 공정한 마을을 원하는지를 질문한다면 마을 분들은 어리둥절할 수 있다. 하지만 협동과 선의의 경쟁 중에서 마을이 어떤 것을 더 필요로 하는지를 물어본다면, 마을 분들은 좀 더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고민의 방향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긴급성, 효과성 등 여러 요소들이 정책 수립의 고려 대상이 된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때때로 협동일 수도 있고, 선의의 경쟁일 수도 있다. 응답에 앞서 좋은 질문이 필요한 시기이다.

 

참고: 저자의 중부일보(2021127) 칼럼에 게재한 바 있는 내용임

 

전형준 교수(samjeon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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