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9호] 한국 사회 갈등의 원인으로서 빈부격차: 인지부조화인가, 현실인가?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4.08.30 | 조회수: 155

 

 

                     [제379호] 2024년 8월 30

 

                발행인: 가상준  편집인: 임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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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쟁해결 칼럼


한국 사회 갈등의 원인으로서 빈부격차: 인지부조화인가, 현실인가?

임재형 교수(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2023년에 발표한 <“한국인의 소수자 포용에 대한 인식,” 『한국의 사회동향 2023』>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은 한국 사회 갈등을 일으키는 첫 번째 원인을 ‘빈부격차’라고 응답하였다. 이 자료의 통계치는 “귀하는 현재 우리 사회의 갈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개인/집단 간 상호 이해 부족’, ‘이해 당사자들의 각자 이익 추구’, ‘개인/집단 간 가치관 차이’, ‘빈부격차’, ‘권력 집중’, ‘기회의 불평등(교육, 취업 등)’, ‘갈등조정 기구 및 제도의 미비’, ‘기타’ 중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위의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발표한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의 <“지표와 데이터로 본 국민통합과 계층갈등,” 『이슈페이퍼 제3호, 2023』>을 살펴보면, 먼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 사회 갈등의 첫 번째 원인은 ‘개인/집단 간 상호이해 부족’, 두 번째 원인은 ‘이해 당사자들의 각자 이익 추구’, 세 번째 원인은 ‘빈부격차’였다. 그런데 2021년에는 첫 번째 원인이었던 ‘개인/집단 간 상호이해 부족’이 네 번째 원인으로 내려오고 첫 번째 원인은 ‘빈부격차’, 두 번째 원인은 ‘개인/집단 간 가치관 차이’, 세 번째 원인은 ‘이해 당사자들의 각자 이익 추구’로 변화하였다. 그리고 2022년에는 2021년에 두 번째 원인이었던 ‘개인/집단 간 가치관 차이’가 다섯 번째로 내려오고 첫 번째 원인은 ‘빈부격차’, 두 번째 원인은 ‘개인/집단 간 상호이해 부족’, 세 번째 원인은 ‘이해 당사자들의 각자 이익 추구’로 변화하였다. 


특히 위의 통계청 발표자료에 따르면 ‘빈부격차’가 한국 사회 갈등의 원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13년 약 28% 정도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2014년, 2015년, 2017년에도 국민들은 ‘빈부격차’를 첫 번째 원인이라고 응답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부격차’가 원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13년 이후 2019년까지는 우하향, 즉 점점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2020년부터 다시 증가하다가 급기야 2021년부터 다시 첫 번째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한국 사회 갈등의 원인에 대한 국민들의 응답은 위의 통계청 자료에 나타난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2013-2021)’의 추이와는 다른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니계수는 ‘0-1’ 사이의 값을 가지며 낮은 수치는 더 평등한 소득 분배를, 높은 수치는 더 불평등한 소득분배를 의미한다. 그런데 2013년 이후 한국의 지니계수는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객관적인 수치상으로 한국의 세후 경제 불평등 정도는 점점 완화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빈부격차’를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 불평등이 완화되고 있다는 객관적 수치에도 불구하고 체험적 또는 주관적으로는 경제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국민의 비율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는 통계자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객관적 수치와 주관적 현실과의 괴리를 어떻게 상쇄하고 사회 갈등을 완화시켜 나갈 것인가.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경제 불평등 현상을 완화시키려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촘촘하게 엮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하여 사회적 강자와 약자의 구분 없이 하나의 공동체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함양하는데 언론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언론의 중요성은 1992년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라는 모 신문사의 ‘정보혁명 경제혁명’ 시리즈가 정보화에 대한 전 국민적 자각을 일깨움으로써 한국이 세계적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부상한 선례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한국 사회가 배제와 차별보다는 신뢰와 관용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도록 언론이 앞장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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